강의는 지식의 묶음이 아니다
일기
강의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기 전에, 먼저 나에게 강의란 무엇인지 정의할 필요가 있다.
강의는 청중이 강사의 말을 전부 외워야 하는 지식의 묶음이 아니다. 내가 많은 정보를 전달했다고 해서 반드시 쓸모 있는 것을 가르친 것도 아니다.
나에게 강의는 직접 해 본 것을 나누는 자리다. 어디에서 막혔는지, 무엇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그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청중이 내 경험을 그대로 따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내 경험 속에서 자신이 겪는 문제와 비슷한 부분을 발견했으면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강의를 준비하는 방법도 달라진다.
강의 내용을 만들기 전에 참가자들이 지금 무엇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먼저 알아야 한다. 그 문제를 모른다면 아무리 정확하고 유용한 지식이라도 청중에게 제대로 닿지 않을 수 있다.
강의를 준비하는 일은 과녁을 겨누는 것과 비슷하다. 많은 지식을 담는 것보다 어디를 겨누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청중이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를 정확히 겨냥해야 한다.
강의를 들은 참가자가 "이 접근을 지금 내가 겪는 문제에도 적용해 볼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으면 한다. 그렇다면 그 강의는 정보를 전달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문제를 풀어 갈 수 있는 하나의 방향을 건넨 셈이다.
아직 나도 이런 강의를 완벽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하고 싶은 강의는 이런 모습에 가깝다.